그곳에 가면

홍대앞 프리마켓 지상중계

조랑말제주 2006. 7. 31. 10:56

홍대 앞 프리마켓 지상중계 "개성 빼면 시체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예술시장’을 표방하고 있는 ‘프리마켓’(주최: 일상예술창작센터)은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홍대 앞의 명물이다.

매 주 토요일 프리마켓이 열리는 홍대 앞 놀이터에서는 직접 제작한 작품들을 들고 나와 시민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다양한 '생활창작예술인’들을 만날 수 있다.

잠시 주춤한 장맛비 사이로 강렬한 태양이 고개를 내민 지난 29일 토요일. 홍대 앞 프리마켓을 찾아 ‘개성 만점’의 아티스트들과 ‘개성 빼면 시체’라는 그들의 작품들을 만났다.

■ 고양이, 개구리, 원숭이, 곰… 원하는 동물로 변신해보세요~

김정은(35)씨가 펼쳐 놓은 가판대는 가히 ‘동물 농장’이라 부를 만하다. 개구리, 원숭이, 곰, 고양이… 심지어는 ‘복’ 시즌을 맞아 주가를 높이고 있다는 오골계와 통닭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동물 모양의 털모자들이 앙증맞게 자리잡고 있다.

‘여름에 왠 털모자?’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머리에 걸치기만 해도 원하는 동물로 변신할 수 있는 쏠쏠한 재미 탓인지 “사계절 판매량이 꾸준하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재미있는 털모자만큼이나 행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김씨의 푸근한 재치. 꼭 사지 않더라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드는 모자를 쓴 채 사진을 찍어 볼 수 있고 모자를 구입 한 뒤 즉시 착용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은 ‘특별할인혜택’도 누릴 수 있다.


■ 태양계에서 유일하다! 나만의 캐릭터 노트를 만들자!

공대생인 노지호(26)씨가 자신이 직접 그린 캐릭터가 담긴 노트를 프리마켓에 선보인 것은 2년 전의 일. 취미를 살려 시작한 일이지만 이제는 프리마켓의 어엿한 인기작가 중 한 명이다.

노씨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뒤 개개인의 고유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맞춤형’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창작 과정을 거친 그의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나름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닮은 듯 다른 노씨의 캐릭터들을 구경하는 것도 프리마켓의 숨겨진 재미 중 하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대략 50분 정도가 걸린다. 노씨에게 작품을 의뢰 한 뒤 프리마켓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자신의 모습이 담긴 독특한 캐릭터 노트를 만나 볼 수 있다.

■ 미 해병대 출신의 사나이가 그려낸 미국 판 ‘그런거야~’

프리마켓 한 구석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케빈 킬고어(30) 씨가 판매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직접 그리고 제작까지 담당한 ‘INCOMING’ 이라는 제목의 만화책. 그가 미 해병대 소속으로 복무하던 시절 겪은 재미있는 군대 내 에피소드들을 담아 책으로 묶어냈다.


미 해병대에서 발간하는 잡지에 정기적으로 만화를 기고하기도 했던 미대 출신의 작가는 녹록치 않은 그림 실력을 자랑한다.

그의 만화책을 출간한 출판사의 이름은 ‘Chicken Fried Comics’. 케빈 킬고어씨가 한국에서 직접 설립한 출판사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blog.naver.com/keugemoya) 에서도 그의 만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 핸드폰 고리라고요? 진짜 책이랍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안영임(30)씨는 자신의 작품들을 모아 책으로 펴내고 싶다는 생각에 제본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평소 작고 귀여운 물건들을 좋아했던 그는 올해 초 ‘미니’사이즈의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책 모양의 초소형 핸드폰 고리.

안씨가 제작한 손톱 크기의 귀여운 책들이 손바닥 만한 책장에 꽂혀있는 모습은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제 쓰임은 핸드폰 고리지만 겉모습만 책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본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진짜’ 책이다.

안씨의 귀띔처럼 사랑하는 이에게 글귀를 적어 선물하면 무척 의미 있는 선물이 될 듯하다.

■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목욕 폭탄’. 들어는 보셨나요?

프리마켓 사무국에서는 매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창작워크숍’을 개최한다. 소정의 참가비를 내면 프리마켓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과 함께 직접 일상 생활에 쓰이는 요긴하고 재미있는 물건들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이 날 시민들이 참여해 직접 만들어낸 것은 이름도 생소한 ‘목욕폭탄’(바스붐). 욕조에 넣으면 뽀글뽀글 물방울이 올라오는 모습이 마치 폭탄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탄산수소나트륨, 구연산, 글리세린 등을 혼합해서 만드는 목욕폭탄은 피로해소와 피부보습에 도움을 주며 족욕 시 사용해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매주 이어지는 ‘생활창작워크숍’ 에서는 미술치료, 천연비누와 같은 재미있는 주제들이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노컷뉴스 이현구 대학생 인턴기자 hg11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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