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살던고향은

건흥전기 고인호회장 제주대 발전기금

조랑말제주 2006. 3. 19. 11:48
몸은 비록 이 세상을 떠났지만 고향, 제주를 사랑하는 그 마음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지난 1일 지병으로 별세한 고(故) 고인호 서울제주도민회 명예회장(건흥전기(주) 대표이사 회장)의 끝나지 않은 고향 사랑이 다시 한번 감동을 주고 있다.

고 명예회장의 부인 김춘자(66)씨와 아들 광훈(35), 광석(33)씨 등 유족들은 15일 오후 제주대을 방문,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제주대에 발전기금 3억원을 기탁했다.

이날 전달된 발전기금은 고인이 생전에 "제주대 발전이 곧 고향 제주의 발전"이라며 고충석 제주대 총장에게 쾌척을 약속했던 것이다.

당초 고인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고향 후배인 양원찬 박사(영동정형외과 원장)에게 "고향 제주와 후학들을 위해 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싶으니 빨리 자리를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었지만 약속 하루 전날 작고, 그 뜻을 못내 이루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유족들은 고 명예회장이 약속했던 1억원 보다 많은 3억원을 기탁해 고인의 큰 뜻을 기렸다.

부인인 김춘자씨는 "고인이 생전에 직접 발전기금을 전달하시고 싶어 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해 아쉬웠다"며 "약속했던 금액보다 보다 좀더 보태는 것이 고인을 더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제주대와 제주의 발전을 위해 쓰여 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큰 아들인 광훈씨는 "동생이 본적을 서울로 바꾸려고 할 때 아버님께서 '네가 제주사람이지 서울사람이냐'며 호통을 치실 정도로 제주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도록 항상 당부하셨다"며 "장학회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등 제주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아버님의 뜻일 것"이라고 전했다.

고충석 총장은 "제주대 모든 교직원들이 한마음으로 후학들을 가르치도록 노력하는 것이 고인의 유언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라며 "고인을 대신한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고 명예회장은 13세때 '좁쌀 두 말'을 안고 혈혈단신으로 상경, 공장 노동자로 시작해 우수 중소기업인 건흥전기를 창립하고 키워냈다.

1969년 창업한 건흥전기는 자동제어 스위치 분야의 선두 업체로 1996년에는 중소기업청 신기술(NT) 마크를 획득했으며 1997년엔 국립기술품질원에서 선정하는 품질경쟁력 우수 100대 기업, 미국 안전규격 UL마크를 획득하는 등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고 명예회장은 특히 공장 근로자로 고단한 젊은 시절을 보내며 피땀으로 일궈낸 부를 자신을 위해 쓰기보다 장학사업, 요양원 지원, 벽지 어린이 돕기, 제주도문화사업 지원 등 고향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쏟아 부었다.

1994년 건흥장학회를 설립, 200여 명의 제주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한편 평안요양원을 설립해 100여 명의 치매노인을 돌보고 있으며 회사에 제주 후배들을 우선 채용하고 서울에 진출한 후배들에게도 끊임없는 도움을 줬다.

또 서울제주시우회장을 비롯해 서울제주도민회장을 역임했으며 2003년에는 초대 서울제주문화후원회장을 맡아 활동하는 등 제주 발전에 끝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냈다.